현란한 색인 나비의 날개를 문질러 보면 무색의 가루만 묻어난다. 아름다운 나비 날개색이 모두 무색이라니 그 영롱한 색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현미경으로 본 나비의 날개는 색소 없이도 빛을 내는 구조색이 있다. 아주 작은 나노미터(nanometer, 10억분의 1m) 크기의 구조를 볼 수 있는 주사전자현미경으로 나비날개를
확대해보면 거기에는 층층이 쌓인 나노구조물이 있다. 이 구조물은 햇빛 중에서 특수한 빛만 반사하고 다른 색의 빛은 모두 흡수하는데, 이런 나노구조물을 광결정이라 하고
이런 기하학적 형태를 광구조라고 한다. 색소가 내는 색깔은 색소와 햇빛의 상호작용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색소의 크기나 모양에 관계가 없지만, 광결정의 경우에는 그 배열이 변하면서
내는 색이 달라진다. 색소에 의한 색깔은 모든 각도에서 봐도 같지만 광결정은 다른 각도에서 보면 약간씩 다른 색으로 보인다. 다시 말하지만 나비의 비늘을 문질렀을 때
그만 무색이 되는 것은 나노구조가 파괴되어 본래의 색이 사라진 탓이다. 펄렁이는 나비날개는 ‘물리학’을 가지고 있고 비에도 젖지 않게 한다.
그리고 나비들은 비늘에서 반사하는 자외선을 느껴서 친구도 알 수 있고 짝도 찾는다. 그러나 같은 종(種)이 아니면 신호가 달라서 알아보지 못한다.
상처를 입거나하여 비늘이 벗겨지고 떨어져 나가면 자외선을 적게 반사하여 암놈들의 시선을 끌지 못한다. 암수 나비 한 쌍이 한적한 곳에서 둘만의 사랑을
즐기면서 살랑살랑 공중을 날면 데이트를 하는 것을 보고 짝짓기하기 위하여 준비하는데 수놈의 항문 근방에 있는 돌기를 암놈의 긴 더듬이에 문질러 사랑의
묘약인 향수(성 페로몬)를 뿌리고 한다.
나비들은 단 한 번만 짝짓기를 한다. 짝짓기를 할 때 수놈은 자기 몸무게의 6~10%나 되는 정액 덩어리(정포, 精包)를 암놈의 자궁에 집어넣는다.
암놈은 그것을 영양분으로 삼아 튼튼한 알을 만들어 낳고, 또 정액에는 산란 촉진물질이 들어있어 재빨리 산란하여 수정토록 하며 더 놀라운 것은
암놈의 성적충동을 감소시켜 다른 수놈의 정자를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물론 짝짓기를 한 수놈 나비는 힘이 빠져 죽어버리고, 암놈 나비는
알을 낳고 일생을 마친다. 어떤 종은 반투명한 수놈이 준 정포는 딱딱하게 굳어져서 암놈의 생식관(生殖管)을 막아(정조대) 암놈의 정절을 강요하는 수놈의 전략이다.
알은 보통 유충의 먹이가 되는 식물에 낳는다. 유충은 보통 풀잎이나 나뭇잎을 먹고 자라는데, 바둑돌부전나비 유충은 동물성인 진딧물을 먹고 산다.
담흑부전나비의 유충은 개미집에서 개미에 의하여 키워지는데, 개미는 유충의 밀 샘에서 나오는 단물을 먹는다. 유충시기의 탈피는 4회 전후인데,
종령유충(終齡幼蟲) 다음의 탈피로 번데기가 된다. 번데기는 종류에 따라서 특징이 다른데, 빛깔은 보호색을 나타내는 것이 많다. 성충인 나비는
대부분 꽃에서 꿀을 빨아먹으며 살고 있으나, 오색나비나 신선나비무리와 그늘나비무리들은 나무의 수액을 빨아먹고 산다. 제비나비· 산제비나비· 푸른부전나비 등은 물을 먹기도 한다.
나비와 나방과의 차이 중에 쉽게 구별되는 것은 나방은 야행성이며 갈색, 회색, 흰색, 검은색 등의 단색이거나 여기에 지그재그나 소용돌이 등의 위장
무늬를 가지고 있다. 또 나방은 번데기 둘레를 둥근 고치로 보호하는 반면, 나비는 딱딱한 번데기 껍질을 이용한다. 나방은 앞날개와 뒷날개가 연결되어 있는 반면,
나비는 나뉘어 있다. 나비는 몸이 가늘고 부드럽다 또 몸이 가늘고 복부가 붙어 있는 곳이 가늘어지며, 앉을 때에는 날개를 세우는 것이 보통이며 원통형으로
끝이 부푼 더듬이가 있다. 나방의 몸통은 두껍고. 털이 많다.
나비가 날아가는 속도는 종류나 기후에 따라 다르다. 예를 들어 어떤 나비는 1초에 20번 날개를 흔들어 초속 0.9m빠르기로 날며, 곧은길로 나르는 속도가
빙그르르 돌아가는 것에 비해 4배 빠르다고 한다. 나비에 따라서는 날개를 1초에 5번에서 100까지 흔든다.
나비날개에 ‘눈알무늬’는 천적으로 하여금 몸통을 공격하지 말고 그 곳을 쪼아서 몸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동물들이 벌레를 발견하면 제일 먼저 머리(눈)를 공격한다.
가짜 눈이 공격을 당하여 날개 일부가 다치더라도 살아남을 수가 있고, 또 너를 쳐다보고 있다는 위협과 경고가 되기도 한다. 나뭇잎나비는 날개를 펼쳤을 때는
화려한 빛깔을 내지만 날개를 접어 곧추세우면 마치 나뭇잎처럼 보게 위장 한다. 어떤 나비는 날개는 윗면과 아랫면의 색깔이 다르다, 윗면의 색은 같은 친구와 짝을
알아보는 신호로 사용하고, 날개 아래 색은 주위와 어울리는 보호색이라 적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