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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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일 | 2022. 10. 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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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cosmos)는 멕시코가 원산지로 가을을 상징하는 꽃이다. ‘소녀의 순정’이란 꽃말을 갖은 코스모스는 연분홍색, 하얀색, 붉은색, 노란색 등 색이 다양하다. 신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제일 처음 만든 꽃으로, 처음 만들다 보니 모양과 색을 요리조리 다르게 만들다가 하늘하늘하고 여러 가지 색을 가진 코스모스가 만들어졌다는 전설이 있다. 코스모스는 80여 년 전 우리나라에 자리 잡은 귀화식물(歸化植物)이다. 귀화식물은 외국의 자생지에서 인위적으로 우리나라로 옮겨져 여러 세대를 반복하여 야생화가 된 식물이다. 우장춘(禹長春, 1898~1959) 박사가 길가에 코스모스 심기를 권장했는데, 워낙 환경을 가리지 않고 잘 자라고 멀리 퍼져서 지금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식물이 되었다. 코스모스를 노래한 대중가요로 김상희의 ‘코스모스 피어 있는 길’과 나훈아의 ‘고향역’이 있다. 코스모스 피어 있는 정든 고향역으로 시작하는 ‘고향역’은 임종수가 작곡한 노래다. 작곡가 임종수(林鍾壽, 1942~ )는 전라북도 순창이 고향으로 이리(裡里, 현재 익산)의 남성중·고교를 다니며 기차 통학했다. 학창시절 익산군 삼기면 형님 집에서 논밭길 따라 시오리를 걸어와 황등역(黃登驛)에서 이리역까지 통학했다. 그때 기찻길 옆에 핀 코스모스를 보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많이도 울었던 그 감정을 고향역에 담았다고 한다. 이 곡은 1970년 ‘차창에 어린 모습’으로 처음 발표되었다. 무작정 상경해 무진고생하는 삶을 빗대어 지은 노래는 그렇게 인기를 끌지 못했다. 1972년 가수 나훈아를 만나 연인과의 만남을 그리는 노래로 바뀌었다. ‘고향역’으로 제목도 바뀌고, 가사도 가을 정취를 선명하게 담고, 리듬도 트로트에서 경쾌한 고고로 다듬었다. 곡이 흐르기 전 울려 퍼지는 기적 소리와 덜커덩거리는 기차 바퀴 소리는 고향을 향한 그리움과 설렘을 담고 있어 더욱 생동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추석을 앞두고 고향을 떠난 이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이렇게 고향역은 나훈아의 또 하나 히트곡 ‘머나먼 고향’과 함께 추석이면 빠지지 않고 흐르는 시즌 송(season song)이 되었다. 올해 고향역은 오페라로 창작되어 공연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2015년부터 현대 한국의 인물 우표를 발행하고 있는데 경제인 이병철과 정주영을 시작으로, 종교인 성철과 김수환, 소설가 김동리와 박경리, 화가 박수근과 장욱진에 이어 2019년에는 대중가수로 현인과 백설희, 올해는 희극인 구봉서와 남보원을 우표에 담는다. 대중가수와 희극인이 우표에 담기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이다. 작곡가 임종수 님은 필자의 고교 14년 까마득한 선배다. 익산역은 당시 이리(裡里)역으로 전주 쪽 전라선과 군산 쪽 군산선, 강경 쪽 호남선 상행과 정읍 쪽 하행이 교차하는 곳이다. 등교 시간엔 사방에서 몰려오는 통학생으로 온 거리가 새까맣다. 필자도 정읍역에서 새벽 6시 25분 통학차를 이용했었다. 추운 겨울엔 정읍역에 산더미처럼 쌓인 고구마를 석탄을 버무려 피운 난로 위에 구워 먹고서 이리역에 도착하면 고구마 익은 검정 숯덩이가 입가에 칠해졌던 모습이 떠올라 웃음 짓게 한다. 코스모스 피어있는 정든 고향역 이뿐이 곱뿐이 모두 나와 반겨주겠지 달려라 고향 열차 설레는 가슴 안고 눈 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운 나의 고향역 / 작사·작곡 임종수, 노래 나훈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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