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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여행

인물과 역사를 바로 알고 현재 우리의 모습과 비교해 봄으로써 선조들의 지혜를 알아 봅시다.

지난시간여행
제목 아버지는 나라의 영웅이지만, 나는 가족의 영웅입니다.
등록일 2023. 3. 16.
첨부파일 첨부파일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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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 3-1. 아버지는 나라의 영웅이지만, 나는 가족의 영웅입니다.
 
한국의 창작 뮤지컬(영웅)

  113년 전인 1910년 3월 26일은 대한의군 참모중장 *도마 안중근(安重根, 1879~1910) 의사가 旅順(뤼순)감옥에서 순국한 날이다. 안 의사는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의연한 자세를 유지했다. 장남 *분도(芬道, 安文生)를 꼭 신부로 키우라는 부탁도 한다. 어머니께 효도하고 형제들과 화목한 생활을 강조하는 평범한 남편이었다.
    부인 김아려(金亞麗, 1878~1946)는 1894년 1살 연하인 안중근과 백년가약을 맺어 슬하에 1녀 2남을 두었다. 시어머니 조마리아(趙姓女, 1862~1927)의 따뜻한 인정과 배려는 자신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든든한 밑거름이 되었다. 1907년 대구에서 시작된 국채보상운동에 시어머니와 함께 시집오면서 가져온 패물을 내놓을 만큼 열성적으로 나섰다.
    1909년 10월 26일 오전, 안중근은 일제 침략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 한국통감을 하얼빈(哈尔滨)역에서 저격했다. 이때부터 자식들 양육은 물론 가족들 생계까지 김아려의 몫이었다. 이후 일제의 추적을 피해 안 의사 가족은 연해주와 북만주를 전전하며 ‘하루살이’ 같은 삶을 살았다. 그 가운데 장남 문생이 일제에 독살되는 등 사무치는 아픔을 겪었다. 1919년 10월 상하이(上海)로 이주하여 임시정부의 보살핌을 받았으나, 임시정부는 1932년 4월 윤봉길(尹奉吉,1908~1932) 의사 홍커우(虹口)공원 의거 후 일제의 집중 감시를 피해 옮겨 다녔다.
    절대적 빈곤에 빠진 어머니와 누나 현생(賢生, 1902~1960)을 볼모로 일제는 차남 준생(俊生, 1907~1952)을 회유하여 1939년 10월 *박문사(博文寺)에서 이토 히로부미의 아들(文吉)에게 아버지를 대신해 사죄하게 한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등 당시 언론은 이를 특종으로 보도하는 데 혈안이 되었다. 이 비극적인 소식에도 어머니 김아려는 눈물로 껴안으며 “고생했다.”라고 위로한다. 정작 안준생은 아내 정옥녀(鄭玉女, 1905~1991, 정진석 추기경 5촌 고모)에게 “현해탄을 건널 때 바다에 투신하지 않은 것을 후회한다.”라고 말한다.
    1945년 8월 가슴 벅찬 광복이 찾아왔다. 그러나 김아려는 귀국도 하지 못한 채 이듬해 중국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했다. 남편 안중근과 함께 무덤조차 확인되지 못하고 영영 고혼(孤魂)으로 남고 만 것이다. 어머니를 여읜 안준생은 아내와 아들(雄浩, 1933~2013, 의사)을 미국으로 보내고 홀로 귀국하여 폐결핵에 걸렸지만, 배신자를 돌보는 의료의 손길은 없었다.
    아들 안준생은 말한다.
   “아버지는 나라의 영웅이었지만, 가족에게는 재앙이었습니다.
  나는 나라의 재앙일지 모르지만, 내 어머니와 가족에겐 영웅입니다.”
  
    우정사업본부에서 3월 24일 한국의 창작 뮤지컬 중 하나로 ‘영웅’을 우표에 담았다. 안중근 의사의 거사 1년 전부터 치열했던 삶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이다. ‘영웅’은 2009년 10월 안중근 의사 의거 100주년을 기념하여 초연된 후 올해까지 9번째 시즌 공연을 하고 있다. 2011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링컨센터에서, 2015년에는 의거 현장인 중국 하얼빈에서도 공연하였다. 이 뮤지컬을 원작으로한 영화 ‘영웅’도 지난해 말 개봉되어 절찬리에 상영되었다.
       이에 반해 연극 *‘나는 너다’는 안 의사의 의거로 인해 피할 수 없는 가문의 어두운 그늘을 담고 있다. 차남 안준생의 부끄러운 변절과 심리적 갈등을 그렸다.
  
   “아버지는 왜 가족을 다 버리고 민족을 선택했나요?
  집안을 망친 당신은 대체 누구입니까?”
   “너를 위해서다. 나는 너다.”
 
  --------------------
  [참고]
  *도마: 안중근의 세례명 thomas의 구한말식 표기로 한자는 多黙.
  *분도(芬道): 안중근의 큰 아들 安文生(1905~1911)의 세례명 베네딕토의 한자 표기.
  *박문사(博文寺): 일제강점기 서울 중구 장충단공원 동쪽 신라호텔 영빈관 자리에 있던 사찰. 장충단은 본래 을미사변 때 피살당한 시위연대장 홍계훈과 궁내부 대신 이경직 등을 기리기 위해 대한제국 고종이 쌓은 제단이었다. 명성황후 살해에 대한 항일 감정을 상징하는 장소였기에 1919년 조선총독부는 장충단 자리를 공원으로 바꾸었다. 1932년 공원 동쪽에 이등박문(伊藤博文)을 추모하기 위한 사찰을 짓고 이등박문(伊藤博文)의 이름을 빌려 박문사라 함.
  
  [참고문헌]
  ·김용균, 2022, 불꽃으로 살고 별빛이 되다3(독립운동, 느낌에서 뜻으로), 여름 언덕(p213~222).
  ·김형목, 독립기념관- 우리가 몰랐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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