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 삼천갑자 동방삭 치치카포 사리사리센타 워리워리 세브리깡 무드셀라 구름위 허리케인에 담벼락 서생원에 고양이 고양이는 바둑이 바둑이는 돌돌이.”
전체 이름은 외우지 못해도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이 유행어의 원조는 제1세대 원로 코미디언 구봉서(1926~2016)다.
그는 <웃으면 복이 와요>에서 무려 72글자에 달하는, 세상에서 가장 긴 이름을 유행어로 만들었다. 자손이 귀한 양반집에서 무남독녀 외아들이 태어나자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수와 관련한 온갖 단어를 갖다 붙여 만든 이름이 바로 ‘김수한무 거북이와 두루미~’다.
콩트의 묘미는 아무리 급박한 상황이 벌어져도 절대로 아이의 이름을 줄여 불러서는 안 된다는 설정에서 나온다. 이름을 줄여 부르면 아이의 수명이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급한 상황에서도 아이 이름을 부르다 출연자들조차 실소를 금치 못하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또 한 번 배꼽을 잡아야 했다.
이후 임하룡·심형래 등 당대 유명 후배 코미디언들이 그의 유행어를 따라했다. 배우 현빈이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김수한무~”를 읊어 젊은이들 사이에 또다시 유행하기도 했다.
태평양가극단에서 아코디언 악사로 활동하다 연기자로 전향한 고인은 라면CF까지 진출, “형님 먼저~아우 먼저”를 비롯해 많은 유행어를 남겼다. 1992년 옥관문화훈장, 2013년 제4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사람과 사물의 소리를 흉내내는 성대모사의 대가였던 남보원(1936~2020)의 맛깔스러운 코미디 역시 관객과 시청자를 무대와 브라운관 앞으로 끌어들였다.
전국 팔도 사투리에 능했다. 뱃고동, 기차, 전투기 등 다양한 소리를 구사해 “따라하지 못하는 소리가 없다”는 극찬을 받았다. 특히 한국전쟁을 직접 겪었던 그가 모사하는 폭격기의 폭격음과 일왕 히로히토 항복방송 성대모사는 압권이었다.
1963년 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스타탄생 코미디’에서 1위를 차지하며 코미디 무대에 발을 디딘 그는 극장에서부터 안방까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오랜 시간 한국 코미디계의 대표주자로 전성기를 누렸다. 2007년 화관문화훈장, 2016년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국내 코미디 역사의 한획을 그은 고 구봉서와 남보원을 기린 우표가 나왔다. 우정사업본부는 ‘한국의 희극인’ 구봉서와 남보원을 주인공으로 한 기념우표 64만장 판매를 10월 25일 시작했다. 전성기 시절 두 코미디언의 환한 모습을 그림체로 담은 기념우표는 모두 16장(각 8장)으로 구성했다.
가까운 우체국을 방문하거나 인터넷우체국(www.epost.go.kr)에 신청하면 기념우표를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