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우본)가 2021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을 연다. 올해는 주제가 좀 새롭다. ‘나에게 쓰는 편지’다.
지난해 공모전의 주제는 ‘주변의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이들을 위한 위로와 응원의 편지’였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면서 전 사회적으로 고통이 컸던 시기였다. 일반부(성인)에서 대상을 받은 선희석씨 편지는 감염병 대유행 직전에 식당 창업에 나선 아들에게 보낸 응원과 위로의 메시지였다. “다니던 학교까지 접고서 장사를 해보겠다던 그때의 너를 왜 말리지 못했나 하는 자책감에 시달리며 아빠는 요즘 들어 부쩍 잠을 설치곤 한단다.”
훌쩍 1년이 흘렀고 백신 접종이 한창 진행 중이지만 아직 마스크를 벗을 수는 없다. 우본은 “올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무엇보다 나를 위한 응원과 위로가 필요한 시기”라며 “학생들은 꿈과 진로에 대한 고민, 어른들은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 현재의 자신에게 응원과 감사 그리고 다짐의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올해 주제를 위와 같이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인스타그램 ‘한국우편사업진흥원 편지한줄’ 계정(@postalculture_letter)에서는 그동안 ‘대한민국 편지쓰기 공모전’에서 다른 이들이 보낸 편지를 엿볼 수 있다.
어린이들의 편지가 특히 눈에 띈다. 가족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어린이들은 더없이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다.
“포동포동 귀여운 다람쥐 같은 내 동생. 엄마 품에 안겨 있던 너는 작고 빨간 토마토 같았어. 물총을 가지고 물장난을 쳤던 일, 캠핑 가서 다슬기와 물고기를 잡았던 일, 딸기 롤케이크와 딸기 우유를 만들어 먹었던 일, 즐거웠던 기억들이 뭉게구름처럼 뭉실뭉실 떠오르는구나. 네 태명인 ‘세이동생’, ‘세동’이가 참 좋단다. 더 좋은 누나가 되도록 노력할게.”(김세이 어린이의 편지)
“△△이 너는 얼굴이 쭈글쭈글했어. 정말 못생겼었는데 어릴 때는 다 그랬대. 나는 네가 걸어다니는 날만 손꼽아 기다려 집안 탐험을 했지. 내가 첫째라 너희에게 양보해야 하는 것이 싫고 짜증났어. 하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단다. 내 동생들로 태어나줘서 정말 고마워.”(정유나 어린이의 편지)
한민교 어린이는 엄마에게 편지 쓸 기회를 노리고 있었는데 마침 공모전을 알게 됐다고 했다.
“어젯밤에 엄마가 자려고 누웠다가 다시 일어나서 일을 하시는 걸 보았어요. 엄마가 컴퓨터를 치는 소리는 ‘나 힘들어요, 이제 자유롭게 살고 싶어요’라고 들려요. 엄마가 힘들게 글을 쓰는 걸 보면 왠지 제 탓인 것 같아 눈물이 고여요. (중략) 그때 저는 엄마를 외롭게 두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우리는 단둘인 가족이니까요. 엄마와 함께 가족이어서 정말 좋아요. 사랑하는 엄마에게 아들 올림.”
올해 공모기간은 오는 9월 9일까지다. A4 크기 편지지를 기준으로 최대 2장 또는 띄어쓰기 포함 글자수 2500자 이내의 분량으로 편지를 써서 응모하면 된다. 자세한 방법은 공모전 홈페이지(www.lettercontest.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수상자 발표는 10월 8일로 예정돼 있다. 수상작은 대국민 제보를 통한 표절 신고기간을 거쳐 최종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