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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표 뒷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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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장롱 속에서 나온 편지
등록일 2019. 6. 18.
첨부파일 up20190618175031587.jpg

우표 뒷이야기 103. 장롱 속에서 나온 편지

“나의 사랑, 나의 연인, 나의 사람, 보고 싶소.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소. 그저 당신만 생각할 뿐이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을 합한 숫자보다 백만 배 더 당신을 사랑하오. 당신 말고는 누구를 보는 것도 누구와 애길 하는 것도 도무지 즐겁지가 못하오. 키스 키스 키스 키스 키스 키스 키스 키스. 잊지 말아요. 사랑하오.”   

       

서른여섯 살에 권총으로 자신의 생을 마감한 러시아 혁명시인 마야코프스키가 사랑하는 여인 릴리에게 보낸 편지다. 키스 키스 키스라니, 이 달착지근한 편지를 누가 혁명시인의 것이라고 상상이나 하겠는가. 돌아보면 우리에게도 색색의 편지지를 채운 사랑과 우정과 청춘의 문장이 있었다. 얼마 전 우본이 주최한 ‘추억 속의 편지’ 행사에 그런 사연들이 쏟아졌다.

       

“언젠가, 그래 그 언젠가 모든 것이 사라진 그때에, 남아 있는 별빛 하나에 그대 사랑을 담아 영원히 간직하겠습니다.” 14년 전, 한 남자가 지금은 아내가 된 여자에게 쓴 편지다. 별도 달도 다 따다 주겠다며 속삭이던 시절이었으리라. 남자가 생각해도 참 많이 썼다. 여자는 그때 받은 편지를 한 통도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다. 둘은 가끔 편지를 보며 추억여행을 떠난다.

      
  
우본이 주최한 ‘추억 속의 편지’ 행사에 응모한 한 참가자의 각양각색 편지들
     

“보석보다 값진 누나에게. 내가 편지 써준 여자는 엄마 이후로 누나가 처음이야. 내가 누나를 놀리는 것은 누나가 ㅇㅇ만 예뻐해 질투가 나서 그런 거였어. 누나의 패션 감각은 정말 대단해. 아니 위대해. 난 늘 누나가 우리 학과의 꽃이라고 생각했어…. 이 편지 읽고서 누나 집 냉동실에 얼려줘.” 같은 학과 선배 누나를 짝사랑한 한 청춘의 고백편지다. 보석보다, 꽃보다 위대한 누나. 지금 봐도 오글거리는 편지지만 ‘보석보다 값진 여자’는 그때가 그립다.

     

“보고 싶은 엄마에게. 지금은 2004년 9월 18일 오후 6시 19분이야. 논산훈련소 입소한 지 23일째. 여기 와서 나도 놀란 게 엄마, 아빠, 동생 생각이 하루도 안 빠지고 난다는 거야. 나도 철이 들었나…. 가게 정리하는 거 보면서도… 도와드렸어야 하는데, 정말 미안해.” 방 청소를 하던 그가 서랍장에서 편지 한 통을 발견한다. 훈련병 시절 가족에게 보낸 거다. 벌써 10년이 흘렀는데 기억이 새롭다.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온몸으로 깨닫고, 악으로 깡으로 사회에 나가면 어떤 일도 해내리라 다짐했던 시간들. 그는 자신이 쓴 오래된 편지를 읽고 힘을 낸다. 난 할 수 있어. 파이팅!

     

“생일 축하해. 우린 벌써 4년차 친구야. 처음엔 중딩이었는데 벌써 예비수험생이네. 모두 열공해서 꼭 서울서 만나자. 우리 결혼해도, 아기 낳고도, 애들 시집 장가보내고도, 죽을 때까지 연락하고 지내자. 네가 싫다 해도 내가 할 거야!” 생일 늦게 챙겨준다고 삐졌더니 친구가 도화지에 곱게 써준 편지다. 결혼해서 아이 낳고 애들 다 키우고 난 뒤에도, 아니 죽는 날까지 연락하고 지내잔다. 가장 찬란했던 시절을 깔깔대며 함께 보낸 친구와의 약속. 편지 한 통에 소녀로 돌아간 그녀는 늙어서도 수다를 떨 수 있는 친구가 있어 든든하다.

     

“서랍장에서 나온 구형 핸드폰. 그 안에서 당신과 찍은 사진 한 장을 발견했어. 사귄 지 1년쯤 되었을까. 남들 다 하는 커플링도 안 하느냐며 토라진 당신 손에 펜으로 그려준 꽃반지, 손을 잡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좋았던 그 생각에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어.” 작년 이맘 때쯤일까. 남편과 대판 싸우고 한 달 정도 말을 안 한 적이 있는데 자고 일어나 보니 화장대 위에 편지가 올려져 있었다. 연애할 때도 받아보지 못한 편지. 아내는 감동했고 긴 평화가 찾아왔다. 아내가 웃는다. 편지 또 받으려면 한 번 더 싸워야 할까봐, 호호.

     

    비록 삶이 팍팍하다 해도 우리에게도 한때 싱싱하고 따뜻했던 말이 있었고, 그 말들을 오롯이 전해준 편지가 있었다. “그대”라든가 “사랑”이라든가 “약속” 같은 말들. 가끔 빛바랜 편지를 꺼내 우리 삶을 이어준 그 말들을 떠올려 보자.


출처 : <신동호 경향신문 논설위원 hud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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