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우정은 2021년에 창립 100주년을 맞았던 스페인 공산당 창당 100주년 우표를 2022년 11월 12일에 발행하려고 했었다. 스페인의 공산당은 합법적 등록정당이다. 한데 2008년에 설립된 스페인기독교법률 가재단(Spanish Foundation of Christian Lawyers)은 민간인 학살의 주범이기도 한 공산당을 기리는 우표가 발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을 제기하면서 발매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이에 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발매를 일시중단한다는 조치를 취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공산당 당수이자 현직 소비성 장관인 알베르토 가르손(Alberto Garzón)은 법원의 동 조치가 수치스럽다고 하고, 스페인 공산당은 합법적 정당인만큼 이 조치는 철회되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동시에 그는 동재단이 우표발행을 저지하려 한 행동을 과거 독재자 프랑코 총통을 받는 자들의 공격이라고 매도했다.
아마도 자본주의 국가 중에서 자국의 공산당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려 한 것은 스페인이 유일한 예로 보이며, 연정에 참여는 하지만 실제 단독으로 정권을 장악한 바가 없는 정당의 우표를 발행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는 분명 정부 내지 우정당국 내부에 극좌 세력이 꾸민 음모일 수도 있다는 보도가 터져 나오고 있는 중이다. 소비에트 블록이 완전히 붕괴된 1992년 이래 다당제를 유지하고 있는 나라에서 공산당을 포함한 그 어떤 정당을 묘사한 우표를 내는 경우는 전혀 없었으며, 거기다 이런 류의 우표에 대해 법원이 가청분신청을 받아들였다는 이야기도 전대미문의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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